[지하철 파업]공권력투입 언제할까…檢警 손익계산

  • 입력 1999년 4월 25일 19시 39분


서울지하철 노조가 농성중인 서울 중구 명동성당과 서울대에 언제쯤 경찰이 투입될까. 노조는 또 당국의 강제해산에 어떻게 대응할까.

검찰과 경찰은 서울지하철 노사가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날카롭게 맞서 있어 자율적 해결은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국은 지하철노조의 파업과 노동계의 ‘5월 춘투(春鬪)’를 차단하기 위해 한때 경찰력의 조기 투입을 검토했으나 경찰 투입으로 파업사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서울지하철 노조는 6차례 파업을 했고 농성장에 경찰이 투입된 것은 89년과 94년 2차례였다. 94년의 경우 파업 3일째 노조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던 경희대 서울기독교회관 민주당사 등 3곳에 경찰이 들어가 노조원들을 강제 해산시켰다.

그러나 당시 경찰이 투입된 뒤에도 노조원들이 중구 명동성당 등 서울 시내 곳곳을 옮겨다니며 농성을 계속해 파업이 4일간 지속됐다.

올해도 노조측은 예비지도부를 구성하고 노조원 2천여명을 농성장 밖에 대기시키는 등 경찰 투입에 대비한 전략을 마련해 놓고 있다.

경찰 투입설이 나돌자 노조가 24일 서울대에서 일부 농성자를 빼낸 것도 장기파업으로 몰고 가기 위한 ‘우회전술’이라는 분석이다.

당국은 경찰을 투입한 뒤 노조원의 복귀율이 급증했던 94년 ‘작전’을 참고해가며 경찰 투입 시기를 신중하게 저울질하고 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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