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墓에서도 식칼발견…무속인 추가범행 확인

  • 입력 1999년 4월 25일 19시 39분


충무공 이순신(李舜臣)장군 등 덕수 이씨 문중 묘소 훼손사건 용의자인 양모씨(47·여·무속인)와 아들 문모씨(26·회사원)가 세종대왕릉과 효종릉 등에도 식칼과 쇠말뚝을 박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충남 아산경찰서는 부산에서 24일 검거된 문씨가 그동안 어머니와 함께 덕수 이씨 문중 묘소를 비롯해 경기 여주의 세종대왕릉과 효종릉, 경북 안동의 안동 김씨 문중 묘소 등 전국 5개 지역의 묘소에 식칼과 쇠말뚝을 꽂았다고 진술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24일 여주군 능서면 왕대리 세종대왕 영릉(英陵)과 효종 영릉(寧陵)에서 식칼 23자루와 쇠말뚝 18개를 발견해 제거했다.

문씨는 경찰에서 “올 1,2월 어머니와 함께 안동 김씨 문중 묘소와 경남 합천 가야산 주변 묘소, 충북 보은 속리산의 묘소 등을 다녀왔다”며 “어머니가 ‘묘 앞에 있으면 해가 미치니 떨어져 있으라’고 말해 묘 밑에서 기다리다 어머니의 작업이 끝나면 함께 돌아오곤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양씨 집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 등 일부 유명 인사들의 이름이 적힌 메모지와 명당의 위치가 표시된 풍수지리서적 등을 압수했다.

한편 23일 오후 부산에서 검거돼 아산으로 압송되던 중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해 중태에 빠졌던 양씨는 간단한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증세가 호전됐다.

〈아산·여주〓성하운·박희제기자〉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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