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양씨는 23일 경찰에 검거된 직후 “충무공이 꿈에 나타난 뒤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며 “충무공과 후손들의 기를 끊으면 병이 나을 것 같아 쇠말뚝을 박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양씨가 세종대왕릉 등에도 같은 범행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다른 동기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25일 “양씨 모자가 범행동기와 관련해 계속 ‘두통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본인들이 입을 다물 경우 범행동기 규명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풍수지리 전문가들은 “일부 무속인들이 ‘힘있는 사람의 기운을 빌리면 난치병을 고칠 수 있다’는 속설에 따라 묘소의 봉분꼭대기에 칼 등을 꽂거나 저주나 음해의 목적으로 묘소의 머리부위에 칼을 박곤 한다”고 설명했다.
풍수전문가 모종수(牟鍾守·45)씨는 “양씨가 장수 등의 기맥(氣脈)을 끊으면 자신의 기가 살아날 것으로 믿은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대전의 한 무속인은 “선조들의 묘는 그 후손과 관련이 있을 뿐 제삼자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것이 풍수지리학의 정설”이라며 다른 범행동기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산·부산〓이기진·석동빈기자〉doyoce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