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무속인 묘소 훼손]『병고치려 범행』아리송?

  • 입력 1999년 4월 25일 19시 39분


덕수 이씨 문중 묘소 훼손사건 용의자인 양모씨가 아들 문모씨와 함께 세종대왕릉과 효종릉 등에도 식칼과 쇠말뚝을 박은 것으로 드러나 범행동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양씨는 23일 경찰에 검거된 직후 “충무공이 꿈에 나타난 뒤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며 “충무공과 후손들의 기를 끊으면 병이 나을 것 같아 쇠말뚝을 박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양씨가 세종대왕릉 등에도 같은 범행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다른 동기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25일 “양씨 모자가 범행동기와 관련해 계속 ‘두통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본인들이 입을 다물 경우 범행동기 규명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풍수지리 전문가들은 “일부 무속인들이 ‘힘있는 사람의 기운을 빌리면 난치병을 고칠 수 있다’는 속설에 따라 묘소의 봉분꼭대기에 칼 등을 꽂거나 저주나 음해의 목적으로 묘소의 머리부위에 칼을 박곤 한다”고 설명했다.

풍수전문가 모종수(牟鍾守·45)씨는 “양씨가 장수 등의 기맥(氣脈)을 끊으면 자신의 기가 살아날 것으로 믿은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대전의 한 무속인은 “선조들의 묘는 그 후손과 관련이 있을 뿐 제삼자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것이 풍수지리학의 정설”이라며 다른 범행동기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산·부산〓이기진·석동빈기자〉doyoce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