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파업]경찰, 서울大진입 농성자 해산유도

  • 입력 1999년 4월 26일 07시 07분


경찰은 25일 오후 서울지하철공사 파업노조원들과 한총련소속 대학생 등이 농성중인 서울대 교내에 경찰을 투입, 농성자 자진해산을 유도하는 압박작전을 펼쳤다.

검찰과 경찰은 이르면 26일 새벽 서울대 학생회관과 노천강당 등 농성현장에 경찰을 투입해 강제 해산작전을 벌일 방침이라고 25일 밝혔다.

한편 직장복귀시한이 임박함에 따라 농성장을 빠져나온 노조원들의 업무복귀가 늘고있어 서울지하철의 정상운행은 이르면 27일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진입★

경찰은 25일 오후 7시20분경 서울지하철 노조원들이 파업농성중인 서울대에 11개 중대 1천6백여명을 정문과 후문을 통해 50m 가량 들여보냈다.경찰은 진입과 함께 헬기를 동원해 “노조원들의 안전귀가를 보장한다”는 내용의 방송을 통해 노조원들의 자진해산을 촉구했다.

경찰이 진입하자 한총련 소속 대학생 8백여명과 노조원 1천5백여명은 중앙도서관 등으로 대피했으며 일부 노조원 및 학생들은 화염병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격렬히 저항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30분만에 교문 밖으로 물러났다.

경찰은 “화염병과 쇠파이프 등 시위용품을 수거하고 정문과 후문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철거하기 위해 진입했으나 학생들이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해 충돌이 빚어졌다”며 “강제해산을 위한 본격적인 투입은 아니었으며 노조원들을 압박해 자진해산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서울지하철 노사 움직임★

서울지하철 노조의 파업 7일째인 25일 현재 농성을 계속중인 노조원은 서울대 1천5백여명, 명동성당 7백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서울대에서 농성하던 노조원 가운데 2천5백여명은 24일 밤 관악산 등산로 등을 통해 농성장을 빠져나갔다.

서울시는 “25일 오후11시 현재 노조원 9천7백56명 중 2천6백81명이 복귀해 파업 미참여자 9백46명을 합쳐 총 3천6백27명(노조원 대비 37.2%)이 근무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노조 철도장비지회 소속 조합원 58명이 한꺼번에 현업에 복귀했으며 기관사는 총 8백31명 중 67명이 복귀해 파업 미참여자 30명을 합쳐 97명이 근무중이다. 그러나 지하철 2∼4호선은 이날로 4일째 단축운행됐다. 서울시와 지하철공사는 이날 최종 복귀시한(26일 오전4시)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파업노조원들의 징계문제를 다루게 될 ‘직권면직 심사위원회’를 구성했다.

★검경 대책★

검찰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국통신 등 민주노총 소속 노조들이 속속 파업에 가세하면 경찰 투입을 더 늦추기 어려울 것”이라며 “노조간부들의 감시와 따돌림을 우려해 복귀하지 못하는 노조원들을 위해 경찰 투입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미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된 서울대의 경우와는 달리 파업지도부와 기관사 등 핵심 노조원들이 농성중인 서울 명동성당의 경우 상황을 더 지켜보기로 했다.

이에 앞서 24일 검경과 서울시 노동부 등의 실무자들이 참석한 공안대책협의회 비상실무대책회의에서는 노조지도부와 규찰대의 감시 때문에 복귀하지 못한 노조원들에 대해서는 직권면직 대신 중징계하는 등 선별처리하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훈·이기홍·이명건기자〉c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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