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노조측의 협상 제안에 대해 “그다지 진전된 내용이 없다”며 일단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나 대책회의를 가진 뒤 곧 노조측과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5시까지 노조원의 55.1%인 5천3백76명이 현업에 복귀해 지하철은 27일부터 정상운행된다.
지하철 노조 석치순위원장은 이날 오후4시경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속히 파업사태를 종결하고 지하철 정상운행을 노사 당사자가 함께 책임지기 위해 적극적 협상을 제안한다”며 “명동성당측이 제공하는 장소에서 서울시 지하철공사 노조 공공연맹 등이 협상을 갖자”고 제의했다.
석위원장은 또 노조측이 파업을 철회할 경우 서울시와 지하철공사측이 노조원에 대한 직권면직 등 징계방침을 철회하고 민사상 모든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이어 “지하철공사 구조조정안 전면 백지화 요구를 철회하는 대신 노사양측이 2000년 12월 말까지 지하철 운영개선을 위한 공동위원회를 설치, 이 위원회에서 모든 것을 협의하자”고 공사측에 제안했다.
석위원장은 이와 함께 “정부가 지하철문제와 관련한 협상에 나서서 원만히 해결한다면 공공연맹이 계획하고 있는 총파업도 철회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이날 오후 고건(高建)시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시 관계자는 “시의 공식입장은 추후 발표하겠지만 현재로선 노조의 발표내용에 그다지 진전된 게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 이갑용(李甲用)위원장은 이에 앞서 명동성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통신 노조의 파업 유보는 한 사업장의 내부 문제일 뿐”이라며 “한국통신 노조의 파업 참여와는 관계없이 5월까지 파업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위원장은 또 “한국통신의 경우 파업을 준비하지 못한 지도부의 잘못이 크다”며 “지도부에 대한 노조원들의 비난이 큰 만큼 내부 문제가 정리되면 5월 총파업 투쟁에는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현두·이기홍·선대인기자〉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