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치순(石致淳)노조위원장은 이날 밤 8시50분경 1천여명의 파업노조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늘 밤 8시를 기해 파업의 일시중단과 현장복귀를 지시한다”고 선언.
석위원장은 그러나 “오늘의 파업중단은 결코 투쟁의 끝이 아니다”며 “집행부는 끝까지 남아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대부분의 노조원들은 노조의 파업철회에 대해 “정부의 압력 등에 사실상 굴복한 꼴이지만 노조원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며 “그러나 직장을 잃고 실직자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불안한 표정.
일부 노조원들은 “철회를 하려면 좀 더 일찍 하든지, 이게 뭐하는 거냐”고 불만을 터뜨리며 노조가 성당앞에서 연 마지막 집회에도 참석하지 않고 귀가하기도.
○…이날 정리집회 도중 일부 노조원들이 언론사 사진기자와 카메라기자들과 곳곳에서 충돌해 험악한 상황을 연출. 노조원들은 “공정하게 보도하지 않는 사이비언론 물러가라”고 외치며 기자들에게 갖고 있던 가방과 돌을 던지는 등 격렬히 항의. 이 과정에서 사진기자 1명이 카메라렌즈를 빼앗기고 방송사 카메라 기자 1명은 노조원들이 던진 돌에 머리를 맞아 부상하기도.
○…노조원들은 파업 철회가 발표된 뒤 농성 천막 중 성당에서 계속 농성을 벌이기로 한 수배자들을 위해 3개의 천막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자진 철거.
○…지하철 노조 파업 철회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노총 지도부는 공식적인 논평을 하지 않은 채 망연자실한 표정.
민주노총 관계자는 “공식적인 발표는 지하철 노조측에서 모두 할 것”이라며 “결국 한국통신 노조의 파업 유보가 크게 작용하지 않았겠느냐”고 분석. 그러나 또 다른 민주노총 관계자는 “한국통신 노조가 파업을 유보했다고 파업을 철회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불편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기도.
○…이날 밤 지하철 노조가 파업을 철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큰 충돌없이 파업이 끝나 다행”이라며 반기는 모습. 회사원 박재철(朴在哲·40)씨는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는 서민의 발을 볼모로 삼는 파업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권재현·이헌진·박윤철기자〉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