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비리]사상최대「有錢면제」… 강남거주 62%

  • 입력 1999년 4월 27일 19시 51분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 병무 브로커와 군의관 등에게 돈을 준 사람들은 대부분 사업가와 대기업간부 의사 등 사회지도층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중 62%가 서울 강남지역 거주자인 것으로 나타나 부유층 인사들의 그릇된 자식사랑의 단면을 보여주었다.

◇청탁인사

자식이나 본인의 병역면제를 위해 돈을 준 1백35명을 직업별로 보면 사업이 37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의사 7명, 회사원 6명, 공무원 6명, 은행 임직원 5명, 교수 및 전문직 4명 등의 순이었다.

기업인들중에는 대형 건설업체인 ㈜신성 회장 신영환, 우림해운 대표 최종태, 동성유통 대표 백송수씨 등이 포함됐다.

운동선수와 연예인도 포함됐다. 프로야구계에서는 LG트윈스의 서용빈선수와 쌍방울 구단주대행 이용일씨(전 한국야구위원회 사무총장)가 구속기소됐다. 해태타이거즈의 김종국선수는 아버지가 아들의 면제를 위해 4천만원을 준 혐의로 구속된 경우. 프로농구 나래블루버드 소속 이민우선수는 지명수배됐다.

이밖에 가수 김상희씨가 아들의 병역면제를 위해 돈을 준 혐의로 불구속기소됐으며 가수 김원준씨의 아버지 김기영씨도 불구속기소됐다.

환경미화원 박모씨의 부인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아들의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 어렵게 모은 3백만원을 쓰기도 했다.

◇쌍둥이 및 사위 면제

두 아들을 한꺼번에 면제받거나 장인 장모가 사위를 위해 돈을 준 경우도 적발됐다.

신생프로덕션 대표 송진화씨는 6천6백만원을 주고 쌍둥이 형제의 병역을 한꺼번에 면제받았고 임대업자 전용배씨는 장남은 면제, 둘째는 4급(공익요원)판정을 받도록 했다.

주부 장재순씨와 마산중앙자모병원장 구정열씨는 사위의 병역면제 청탁을 위해 각각 3천만원과 1천만원을 제공했다.

또 대유공영 대표 유일수씨는 3천만원을 들여 도급업체 사장 아들의 병역면제를 대신 청탁하고 78억원 상당의 공사를 따냈다.

◇브로커 및 군의관

브로커 중에는 병무청 공무원이 2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들과 결탁해 면제판정을 해준 전 현직 군의관도 16명이나 됐다.

면제해준 수법은 최초 알선부터 면제판정까지 2,3단계를 거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단계마다 1천만원 이상의 뇌물이 오갔으며 6단계에 걸쳐 군의관에게 청탁한 사례도 적발됐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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