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의 고위관계자가 제2건국운동의 추진방식을 공개석상에서 정면으로 문제삼은 것은 처음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문실장은 이날 성균관대 국제정치대학원 초청강연에서 “지금처럼 관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제2건국운동을 추진할 경우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세계사적으로 볼 때 국가중흥기에는 반드시 국민운동이 뒷받침됐지만 국가가 주도하지는 않았다”며 “행정자치부장관과 정무수석이 제2건국운동에서 직책을 맡아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관 주도’로 제2건국운동이 추진될 경우 정부에서 재정지원을 하더라도 직원봉급 등 경직성 경비로 대부분 지출되기 때문에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논리.그는 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처럼 ‘거창한’ 목표보다는 줄서기운동처럼 생활 속에서 쉬운 것부터 개혁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제2건국운동의 목표설정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문실장은 강연 후 “제2건국운동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주도가 효율적이라는 평소의 생각을 밝힌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문실장의 이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제2건국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제2건국운동은 민관합동으로추진되고있다”며“민간주도에만 맡길 경우, 오히려 국민운동으로서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