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지역 현지 분위기]『與는 싫고 野도 못 믿겠고…』

  • 입력 1999년 5월 9일 19시 54분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5공 사람들의 정치세력화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과는 달리 대구 경북(TK)지역에서는 현재 ‘5공신당’의 등장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강하다.

○…최근 이 지역에서 실시된 한 여론조사 결과, 실체도 분명치 않은 ‘5공신당’이 한나라당(30%선)에 이어 16∼18% 선의 지지로 ‘정당지지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한나라당 백승홍(白承弘)의원의 설명.

백의원은 “여기서는 20,30대 젊은층 마저 전두환씨나 장세동(張世東)씨 같은 인물이 나오면 화끈하게 정치를 잘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며 “심지어 우리 지구당 당직자들도 ‘장씨가 대구에서 출마하면 무조건 당선’이라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정호용(鄭鎬溶)전의원 이종구(李鍾九)전국방장관 김길부(金吉夫)전병무청장 등 ‘5공인사’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대구에서 며칠씩 머물며 지역유지를 만나고 지역주민들을 서울사무실로 초청하는 등 사실상 정치를 재개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정치지망생 중 누구누구가 5공신당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소문도 파다하다. 이 지역의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전혀 뜻밖의 인사들조차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하든 5공의 공천을 얻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5공신당이 뜨면 한나라당 의원들 중에도 당을 옮길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구 민정당 출신을 중심으로 한 한나라당 대구 경북지부 및 지구당 일부 당직자들까지 노골적으로 “5공신당이 생기면 옮길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

이들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한 거부감, 한나라당에 대한 실망,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정치재개 움직임에 대한 반발 등이 어우러져 이같은 이상기류가 형성되는 것으로 분석한다.

〈대구〓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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