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경찰청은 김모씨(48·여·광주 서구)가 지난해 7월 자신의 아파트에서 딸(20·대학 2년)과 함께 20대 남자 3명에게 납치돼 거액을 빼앗긴 뒤 8일만에 풀려났다는 김씨 친척의 제보에 따라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들은 지난해 7월25일 오후3시경 흉기를 들고 김씨의 아파트에 침입,김씨 모녀를 위협해 S증권 광주지점 예탁금증서를 찾아낸 뒤 김씨 모녀를 승용차로 납치해 광주시내 한 아파트에 감금했다.
범인들은 김씨를 협박해 증권사에 전화를 걸어 “아들이 찾아갈테니 돈을 빼달라”고 말하도록 한 뒤 증권사에 찾아가 4억5천만원을 수표로 인출했다. 범인들은 김씨의 광주은행 계좌에 이 수표를 입금하고 이틀동안 10여개 점포에서 모두 현금으로 인출한 뒤 8월1일 김씨 모녀를 집 근처에 내려놓고 달아났다.
경찰조사 결과 범인들 가운데 1명은 또 지난달 26일 김씨의 아들(23·대학 3년)이 사는 서울 서초구 S아파트 입구에서 김씨를 만나 1천만원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마구 때린 뒤 광주까지 승용차로 납치했다 6시간여만에 풀어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모녀가 신분노출을 우려해 진술을 꺼리는 바람에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