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17일 “에넥스의 기업주와 사채업자 및 8개 증권사의 지점들은 작년 5월에 에넥스의 매연저감기술 개발정보를 사전에 알고 11월까지 작전을 벌여 5천원대이던 주가를 최고 2만8천원까지 5배이상 끌어올린 혐의를 잡고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중 사채업자들은 평소 거래해온 증권사 지점에 개설해둔 차명계좌를 이용해 작전에 활용했고 이 과정에서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S파이낸스 최모회장은 에넥스 주식 매매에 1백억원의 자금을 운용하면서 증권사 점포 10곳에 50여개의 차명계좌를 만들어 작전에 이용했다는 것.
또 에넥스 기업주 박모회장은 7개 증권사 지점에 개설한 차명계좌로 회사의 신기술개발 특허출원 공시 직전에 자사주를 수만주씩 사들여 이득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증권사 지점들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이 종목의 주식매입을 권유하고 주가조작 관련자들의 차명계좌 담당자들은 미수금이 발생할 때 보유주식을 팔아야 하는데도(반대매매) 팔지 않고 사채업자들의 수표번호 기재를 누락하는 등 작전세력을 도와준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작년말 증권거래소로부터 에넥스 주식의 이상매매내용을 통보받고 올 1월부터 조사에 착수했다”며 “현재 13개 정도 계좌간의 자금이동을 추적하고 있어 6월초쯤 전모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조사가 끝나는 대로 관련자들을 시세조종과 미공개정보이용 혐의로 이르면 6월2일 열리는 증권선물위원회 의결을 거쳐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에넥스의 매출액은 1천2백34억원(98년말)규모로 3,4년 전부터 사업다각화를 목적으로 환경사업에 진출했으며 지난해 하반기 쓰레기 소각로의 매연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올해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서고 있으나 이 기술 개발과 관련해 주가조작 혐의에 휘말려 있는 상태다.
〈이 진기자〉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