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PC의 수명은 길어야 3년이다. 기업 관공서 대학 연구소 등에는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등 최신 컴퓨터 기술을 활용하기에 성능이 떨어지는 486 PC와 초기 펜티엄급 PC 등 중고 PC 수십만대가 사용되지 않은 채 보관돼 있다. 이러한 중고 PC는 기본적인 컴퓨터 학습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어 실업자들을 위한 정보화 교육에 활용할 수 있다. 정부가 나서 사용하지 않는 중고 PC를 구매하거나 기증받는 운동을 벌여 약간의 수리 및 성능 개선 작업을 한 후 실업자들에게 무상 임대했으면 한다.
문서편집 E메일 PC통신 인터넷 오락 등 컴퓨터의 기본기능은 몇달만 잘 교육받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교육 장소로는 대학 강의실을 이용하고 강의가 없는 저녁 시간에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교육을 담당하는 방안이 좋다. 대학원생들도 이같은 아르바이트를 통해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3백만명이 넘는 실업자 문제로 고심하는 일본에서는 정부에서 여러 형태의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교육비의 80%를 부담하고 있다.
실업자들은 직장을 잃은 기간을 과거 학창 시절의 연장으로 여기고 한 1년 정도 학교를 더 다니는 것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재수 시절에 열심히 공부한 것처럼 이 기간에 컴퓨터를 열심히 공부하면 정보화 시대를 이끌 인재가 될 수 있다. 이력서를 PC로 직접 작성해 보고 자신을 알릴 수 있는 홈페이지도 직접 만들어 보자. 더 나아가 인터넷 사용법을 배워 인터넷을 탐험하면서 유익한 정보를 찾아 헤매 보기도 하고 인터넷 상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전자 상거래를 직접 경험하다 보면 정보화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실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김형주<서울대교수·컴퓨터공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