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산 순환도로 변 하수구에 일반 보호새로 지정된 야생 흰뺨검둥오리 새끼 12마리가 ‘추락’했으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소방대원들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이날 사고는 남산에서 야생상태에서 부화한지 1주일이 채 안된 새끼들이 어미를 따라 나들이에 나서 차도를 건너던 중 질주하는 차량에 놀라 하수구 위에 설치된 폭 10㎝ 크기인 보도블록 구멍에 빠져버린것.
서울용산소방서 이태원 소방파출소 소속 박종현(朴鍾賢·34)소방교 등 4명의 대원들은 가로 세로 30㎝ 크기의 보도블록들을 걷어낸 뒤 1m 깊이의 하수구로 들어가 1시간20분간에 걸친 작업끝에 새끼들을 모두 구조했다.
난데없는 추락사고에 잔뜩 겁을 먹은 새끼들이 하수구 안쪽으로 숨어들어가는 바람에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던 대원들은 먼저 구조한 새끼를 비닐봉지에 담아 내려보내 유인하는 방법으로 새끼들을 밖으로 꺼낼 수 있었다.
박소방교는 “한꺼번에 10여마리의 야생 오리새끼를 구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구조작업 내내 회색털빛을 가진 2마리의 어미가 슬피 울며 현장 주변을 날아다니다 마지막 한마리까지 구조되는 것을 확인한 뒤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고 말했다.
이날 구조된 새끼들은 갈색 털빛에 작은 달걀만한 크기로 조류보호협회측에 넘겨졌으며 협회는 어미와의 상봉을 위해 새끼들을 이날 오후 3시 서울 남산생태공원내에 있는 연못에 풀어주었다.〈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