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만민교회-與 커넥션」의혹 제기

  • 입력 1999년 5월 19일 19시 21분


한나라당은 19일 MBC 방송중단사태를 초래한 만민중앙교회와 현 정권 실세들 간의 커넥션 의혹을 제기한 월간 ‘말’지 6월호 기사를 인용하면서 이를 정치쟁점화시키고 나섰다.

한나라당 구범회(具凡會)부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전총재권한대행 심지어 이희호(李姬鎬)여사까지 만민중앙교회의 이재록(李載祿)목사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며 “만민중앙교회의 MBC 점거는 권력을 믿지 않고선 엄두도 못 낼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열린 한나라당 당무회의에서도 “국가정보원이 여러차례 관련 정보보고를 했다”며 의혹 관련자의 성의있는 해명을 촉구했다.

‘말’지 6월호는 기사와 함께 이여사가 대선 직전인 97년10월 이 교회를 방문해 이목사와 악수를 나누는 사진을 실었으며 경기 광명 보궐선거 후인 98년10월 이 교회 창립 16주년 행사장을 찾은 조전대행의 기념사진도 공개했다.

또 김총장은 법무차관 시절 이목사와 인연을 맺었으며 98년 5월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검찰복음화협의회 행사에 참석해 격려사를 했고 이목사는 대표기도를 했다는 것.

이에 대해 국민회의는 “당사자들이 언론중재위에 제소까지 했는데 한나라당이 보도내용의 사실확인 절차없이 정치공세부터 펴는 것은 무책임하고 정략적인 태도”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박지원(朴智元)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이여사가 97년 대선 당시 전국의 교회를 많이 방문했고 그 교회 목회에도 참석했지만 당시 여당인사도 와 있었다”며 “선거운동과정에서 의례적인 방문이 이목사와 인연이 있는 것처럼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조전대행측은 “보궐선거를 앞두고 광명에 인접한 이 교회에서 예배를 보는 등 세차례 찾아간 것은 사실이나 이같은 방문은 여야를 막론하고 선거 때 흔히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배포한 ‘진상자료’에서 “여권의 핵심부가 이목사의 배후인물인 것처럼 거론한 ‘말’지 기사는 근거없는 일방주장”이라고 반박한 뒤 이 교회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만민중앙교회는 4월30일자로 이단 판정을 받았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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