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두표씨 구속파문]『崔회장 언론반감으로 혐의자백』

  • 입력 1999년 5월 21일 07시 25분


홍두표(洪斗杓)전 KBS 사장의 혐의가 드러나게 된 데에는 최순영(崔淳永)회장의 ‘언론에 대한 감정’이 크게 작용했다고 검찰이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회장은 대한생명과 다른 대형 생명보험사의 재무구조와 수익규모가 비슷한데도 일부 언론이 대한생명에 대해서만 계속 부정적으로 보도해 치명타를 입었다며 언론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최회장은 홍전사장을 거론하며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법정에서 폭로하겠다”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회장은 ‘돈세탁’이 된 1백만원짜리 헌수표 1백장을 홍전사장에게 줬는데 이 수표들은 보험설계사들이 영업소별로 수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전사장은 수표를 은행에 넣지 않고 개인적으로 관리해왔으며 판공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최회장은 홍전사장에게 접근한 배경에 대해 “회사에 자꾸 문제가 생기는 상황에서 KBS가 언론사 중 제일 규모가 큰데다 홍전사장이 사장에 연임되는 등 실세로 판단돼 접근했다”고 진술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홍전사장을 구속한 것은 비리를 척결해 사회를 정화하려는 것이며 특정 대상이나 방향을 정해놓고 수사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지법 홍석범(洪碩範)영장전담판사는 구속영장 청구 1시간만에 영장을 발부했다.

홍판사는 “홍전사장이 대가성에 대해 애매하게 진술하고 있지만 청탁의 내용이 특정돼야만 대가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며 “수뢰액수가 크고 사안이 중대한 만큼 구속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