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도지사 국회의원은 집안에 돈을 쌓아두고, 그것도 모자라 권세와 명예를 누리며, 가족 사랑은 남달라서 부인은 과소비로 달래주고, 귀여운 자식은 군대 안 보내는데, 왜 우리더러는 월급만 갖고 살라고 합니까.”
현 정부에 대한 냉소가 그 바탕에 깔려 있다.
“현 정부도 정권을 잡자마자 지주 곳간 문을 부수고 쌀을 빼앗아서 가난한 백성들에게 풀어주는 것처럼 하고 있는데 남들이 기백만원씩 받을 때 초봉이 40만원도 안되는 공무원들이 과연 악질지주란 말이냐.”
“위에서 맨날 규제를 폐지하고 공직기강을 잡고 구조조정만 하십시오. 밑에서 우리 말단공무원들은 5년 내내 열심히 우리 개인적인 일만 하렵니다.” 이 괴문서는 “월급이 현실화되지 않는 한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받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받을 것”이라는 개혁에 대한 비아냥으로 결론을 맺고 있다. 14일 행정자치부의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토론광장인 ‘열린마당’에 실린 ‘공무원비리가 생기는 근본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괴문서의 출처. 작성자는 ‘김대삼’이라는 가명으로 돼 있으나 현직 공무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행자부는 이 글을 인터넷에서 즉시 삭제했으나 복사판이 계속 관가에 나돌고 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