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옷 로비說」본격 수사…배정숙씨등 소환조사

  • 입력 1999년 5월 28일 19시 45분


서울지검은 28일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의 부인 연정희(延貞姬·51)씨가 ‘옷 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해 신동아 최순영(崔淳永)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54)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부터 라스포사 의상실 사장 정리정(본명 정일순·鄭一順·여·55)씨와 남편 정환상(鄭煥常·62)씨, 강인덕(康仁德)전 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씨(64) 등을 참고인 자격으로 차례로 소환조사한 뒤 29일 중 최회장 부인 이형자씨를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은 법무부를 통해 배정숙 정리정씨 등 관련자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검찰은 고소인인 연씨와 피고소인 이씨, 그리고 배씨 등이 서로 엇갈리는 진술을 할 경우 대질신문 등을 통해 진상을 규명할 방침이다.

연씨는 김양일(金洋一)변호사를 통해 이날 오후 4시20분경 고소장을 서울지검에 접수시켰다. 서울지검은 이 사건을 특수2부(부장검사 김인호·金仁鎬)에서 수사토록 했다.

검찰 관계자는 “명예훼손 고소사건이기 때문에 명예훼손 사실이 있었는지에 대해 중점 수사할 것이지만 그 배경이 된 옷 로비 의혹 사건이 국민적 의혹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해서도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연씨는 고소장에서 “문제의 라스포사 의상실에서 밍크코트를 산 일이 없고 단지 집에 배달된 코트를 돌려보낸 사실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씨가 마치 본인이 옷을 산 뒤 제삼자를 통해 옷값 지불을 요구한 것처럼 주장함으로써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피고소인 이형자씨의 변호인들은 “연씨의 남편인 김장관이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장관 지위에 있는 한 공정한 수사가 불가능하다”며 “수사가 출발점부터 잘못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강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씨도 이씨를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28일 현재 고소장을 제출하지는 않았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