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옷 로비說]「사직동팀」최광식반장 일문일답

  • 입력 1999년 5월 29일 09시 26분


「한나라당 장관 부인 호화의상 뇌물 및 갈취 진상조사특위」소속 의원들은 28일 경찰청을 방문, ‘고급 옷 로비사건’을 내사했던 청와대 특명수사반(일명 사직동팀)의 반장인 최광식(崔光植) 경찰청 조사과장을 상대로 이 사건에 대한 내사경위와 조사결과를 청취했다.

이규택 김문수 이신범 김영선 김광원 이재오의원 등 6명으로 구성된 특위의원들은 이날 오전 11시반경 김광식(金光植)경찰청장을 방문하고 9층 소회의실에서 최과장으로부터 2시간에 걸쳐 설명을 들었다.

다음은 야당의원들과 최과장과의 일문일답.

―언제 수사에 착수했나.

“1월 박주선(朴柱宣)청와대법무비서관이 전화로 구두지시했다. 나를 포함해 4명이 1월15일 조사에 들어가 2월5일 종결했다.”

―첩보 내용은 무엇이었나.

“두가지였다. 하나는 신동아그룹 최순영회장의 부인 이형자씨가 최회장의 외화밀반출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앙드레김의상실, 페라가모 등에서 2천2백만원어치의 옷을 사 장관 부인들에게 선물했다는 것과 또하나는라스포사에서검찰 총장 부인이 3천5백만원짜리 밍크코트를가져갔으며이씨에게옷값을 대신내라고했다는것이었다.”

―누구누구를 조사했나.

“전 검찰총장 부인 연정희씨, 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씨, 김정길정무수석의 부인, 이형자씨, 이씨의 동생, 라스포사 정리정사장, 앙드레김 지배인, 횃불 선교회 목사 등이었다. 연씨는 1월18일 오전 11시부터 13시간동안 라스포사에서 조사했다. 연씨로부터는 자술서를 두차례 받았다. 이형자씨에 대해서는 직원이 1차로 조사했고 나와 직원이 다시 횃불선교회 사무실에서 2차로 조사했다. 또 3차로 라스포사 정사장과 대질조사를 벌이기 위해 조사과 사무실로 불러 조사했다.”

―조사 결과는….

“첫번째 첩보는 이씨가 장관 부인들에게 옷을 선물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두번째 첩보는 전총장 부인이 옷을 산 적이 없고 이씨가 옷값을 낸 적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왜 배씨와 이씨를 대질신문하지 않았나.

“배씨를 1월18일 오후 1시부터 밤12시까지 11시간동안 조사했다. 배씨가 조사도중 각혈을 해 병원으로 옮겼다. 1월27일 강인덕장관의 양해를 얻어 다시 병원에서 조사했는데 2,3시간 조사하니 상태가 악화돼 조사를 중단했다. 1월28일 산소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다시 조사해 진술서를 마무리했다. 이씨와 대질 신문을 할 경우 흥분상태가 되면 위험하다는 의사의 말에 따라 대질신문을 하지 않았다.”

―장관 부인들은 무슨 옷을 샀는가.

“앙드레김의상실에서 연씨가 옷 두벌을 1백20만원에 구입했다. 배씨는 30만원짜리 흰색 블라우스를 연씨에게 선물했다. 이 부분은 앙드레김 매매장부에서 확인했다. 이들은 12월28일 같이 라스포사에 가서 연씨가 재킷 40만원, 스카프 10만원짜리를 샀다. 이때 호피모양의 밍크코트를 세 사람이 입어봤고 김수석 부인과 배씨가 연씨에게 어울린다고 말했다. 정사장이 연씨에게 사라고 권유했으나 연씨가 거절했다. 그러나 정사장이 연씨 승용차에 밍크코트를 실었다. 다음날인 29일 정사장이 연씨에게 전화를 해 ‘호피코트가 시중에서 7백만원 하는데 4백만원에 주겠다’고 말했다. 연씨는 그때서야 호피코트가 실려 온 사실을 알고 신정연휴가 끝난 날 옷을 반납했다고 진술했다. 우리는 통상 옷을 사면 집에서 입어보지 않느냐고 물었으나 연씨는 그대로 뒀다고 했다.”

―이형자씨의 주장과 다르지 않나.

“이씨의 진술은 증명이 되지 않는다. 또 배씨의 진술과 관련해서도 서로 상반되게 인식했을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배씨는 이씨 사돈과 가까운데 그 사돈이 외화밀반출보도와 관련해 걱정을 하자 ‘최순영회장이 연말에 구속된다고 하더라. 비올 때는 우산을 준비하라’고 말했다.”

―연씨가 배씨에게 최순영회장의 구속사실을 말했나.

“배씨는 연씨에게 ‘최순영회장이 연말쯤에 구속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옷값 대납요구 건 조사는….

“이씨는 ‘정사장이 12월20일 자신에게 전화해서 3천5백만원짜리 털코트(연씨 것) 값을 대납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사장은 ‘그런 전화 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원재·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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