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특명수사반 ‘사직동팀’의 팀장인 경찰청 최광식(崔光植)조사과장은 28일 오전 경찰청에서 한나라당의 ‘장관부인 호화의상 뇌물 및 갈취 진상조사특위’ 소속 의원들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청와대 박주선(朴柱宣)법무비서관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이 사건을 내사하면서 연씨가 배씨에게 ‘최회장이 연말에 구속된다고 하더라’는 말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최과장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그같은 사실을 연씨와 배씨 양쪽 모두에 확인했느냐”고 재차 묻자 “그렇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면담이 끝난 뒤 이 부분에 대한 기자들의 확인 요청에 최과장은 “배씨로부터는 확인을 했으나 연씨가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진술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다소 애매한 답변을 했다.
최과장은 이날 오후 다시 경찰청을 찾아 온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조서를 확인한 결과 배씨가 연씨에게 ‘최회장이 연말쯤에 구속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은 틀림없으나 연씨는 ‘배씨에게 그같은 말을 한 기억이 안난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장관의 부인 연씨는 이날 검찰에 낸 고소장에서 이같은 말을 한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박비서관은 26일 사직동팀의 조사경위를 발표하면서연씨가 수사기밀을 누설했는지에 대해서는아무런 설명없이 “정황으로 볼때 최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가 검찰총장 부인 등에게상처를 입혀 남편 구속을 면하게 하려는 의도로 소문을 퍼뜨린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당의원들은 “연씨가 ‘최회장 구속’ 운운한 것 자체가 이씨에게 옷 상납을 강요하는 행위”라고 추궁했으나 최과장은 “연씨가 이씨에게 옷값 대납을 요구한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최과장은 또 “배씨가 이씨의 사돈에게 ‘최회장이 구속된다고 하더라. 비가 오면 우산을 써야 한다. 우산을 준비해라’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배씨는 우산의 의미를 묻는 수사팀에 ‘사법처리되니 대비하라는 말이며 로비를 뜻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최과장은 여권이 라스포사를 이용한 야당인사 부인명단을 공개한 사실을 추궁하는 야당의원들에게 “우리는 김장관과 강인덕 전통일부장관 김정길(金正吉)대통령정무수석의 부인 세 사람의 옷 구입내용만 조사했으며 야당인사 부인을 조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이원재·이현두기자〉w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