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옷 로비說수사]검찰, 수사결과발표 택일 고심

초읽기에 들어간 ‘고급옷 로비’ 의혹사건 수사결과 발표시기를 놓고 검찰이 고심하고 있다. ‘답’은 나왔으나 ‘답안’을 어떻게 정리할지를 고민하는 분위기다. 서울지검 김수장(金壽長)검사장은 31일 오전 회의를 열어 이 사건수사와 관련한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당초 검찰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인 이날 수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김검사장은 30일 심야 간부회의에서 이 문제를 놓고 숙의를 거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결과 발표시기를 놓고 법무부와 검찰내부에서는 △31일 △1일 혹은 2일 △6·3 재선거 이후 등 다양한 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만큼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에 발표해야 한다는 원칙만 정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검은 31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오늘 수사결과 발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만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인물인 배정숙씨와 이형자씨간의 진술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등 미진한 부분이 있어 수사발표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것.

검찰주변에서는 검찰이 택일(擇日)에 고심하는 이유를 향후 정치일정 및 김태정법무부장관의 거취 등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즉 김대통령 귀국이후 김장관의 거취 문제가 어떻게 정리될지 등 사태 전개의 유동성이 크다는 점이 검찰의 수사행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김검사장은 이날 오전 대검청사로 가서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과 만나 대책을 숙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총장은 김검사장을 만난 직후 이명재(李明載)대검 중수부장을 불러 다시 대책을 숙의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검찰수뇌부는 수사발표 시기선택과 함께 김장관의 거취 등 발표이후의 사태 전개를 더욱 고심하는 눈치다.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