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형자씨 「으르고 달래기」…수사 공정성 논란

「고급 옷 로비」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최순영 신동아그룹회장 부인 이형자씨에 대한 수사를 최회장의 외화유출 사건 주임검사에게 맡긴 사실이 드러나 수사의 공정성 문제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씨 수사를 맡은 검사는 이번 사건이 배당된 서울지검 특수2부 소속이 아닌 특수1부 소속이어서 검찰이 의도적으로 이씨 수사를 최회장 주임검사에게 맡기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씨를 조사한 검사는 특수1부 소속 조은석(趙銀奭)검사로, 조검사는 이씨가 지난달 28일 검찰에 소환된 이후 이씨에 대한 신문을 맡은 것으로 밝혀졌다. 조검사는 이씨 수사과정에서 서울지검장이 주재하는 심야 구수회의에도 참여해 왔다.

이씨의 한 측근은 31일 “이씨가 28일 오후 검찰에 소환된 이후 30일 밤 12시무렵 귀가할 때까지 조검사로부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이씨가 48시간 조사를 마친뒤31일새벽 자택에 돌아와 ‘조검사의 수사를 받는 동안 대한생명의 매각절차 및 남편(최회장)의 사법처리와 관련해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고 털어 놓았다”고 전했다.

그는 “최회장사건과 이번 사건은 성격이 전혀 다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최회장을 수사한 검사가 그 부인을 신문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부인 입장에서는 남편의 재판상황이 가장 큰 걱정거리인데 남편수사와 재판에 관여하는 검사가 직접 신문을 하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조검사는 지난해 9월 이후 줄곧 최회장 수사를 맡아왔으며 2월 미화 1억6천여만달러를 빼돌린 혐의로 최회장을 구속했다.

검찰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검사가 이형자씨 수사에 관여한 것은 4개월이상 최회장을 수사하면서 얻은 경험과 수사노하우를 바탕으로 특수2부 검사들의 자문에 응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