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귀국회견]『마녀사냥式 인사 후환 남길것』

  • 입력 1999년 6월 1일 20시 00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일 정국현안으로 대두된 ‘고급 옷 로비의혹사건’과 관련해 “책임이 있으면 지위고하와 친소관계를 막론하고 바르게 처리하겠다”며 “그러나 잘못이 없는데 ‘마녀사냥’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후 러시아와 몽골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서울공항에서 가진 회견에서 이같이 말한 뒤 김태정(金泰政)법무장관의 거취문제에 대해 “검찰의 수사 결과 본인의 잘못이 있으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권위있는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한 결과 65% 이상이 ‘조사 후 처리’의견을 밝혔으며 이는 내 생각과 일치한다”며 “잘못이 없는데도 (여론에 따라) ‘마녀사냥’ 식으로 인사를 하면 많은 후환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이 이날 ‘검찰조사 후 처리’방침을 거듭 확인함에 따라 2일 예정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가 김장관의 거취문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회견에 이어 이날 저녁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 김영배(金令培)국민회의총재권한대행과 청와대에서 만찬을 겸한 4자회동을 갖고 ‘고급옷 로비의혹사건’으로 이반된 민심 수습방안과 남북관계 등 정국현안에 관해 논의했다.

이날 회동에서 참석자들은 “각료에 대한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권한인 만큼 김장관의 거취문제는 대통령에게 일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자민련 박총재와 국민회의 김대행 등은 “‘고급옷 로비의혹 사건’으로 민심이반 현상이 심각하다”며 “특히 김장관이 유임될 경우 야당의 공세로 정기국회의 운영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이날 회동에 앞서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으로부터 검찰수사 진행상황과 수습방향에 대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를 열어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의 축소수사를 비난하고 김장관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이동관기자〉d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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