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로비사건]도마오른 「與핵심부의 오만」

  • 입력 1999년 6월 1일 20시 12분


“국민을 ‘적(敵)’의 개념으로 봐서는 안된다.”‘고급옷 로비 의혹사건’과 관련해 “여론과 야당에 밀려서는 안된다”는 여권 핵심부의 강경론에 대해 여권 일각과 야당에서 나오는 비판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여론과 야당이 제기하는 비판과 해법은 안중에 두지 않은 채 단순히 정략적 공세나 언론의 ‘마녀사냥’으로 몰아붙여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국민회의의 한 입당파 의원은 1일 “이번 사건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로 고통을 겪은 국민정서와 직결된 문제”라며 “민심은 읽으려 하지 않고 단순히 한 장관 부인의 문제로 사안을 축소해 민심이반이 초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도 여권 핵심부의 강경론을 오만한 발상이라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국민을 ‘돌파해야 할 대상’으로 삼는다거나 잘못을 시인하면 야당에 굴복하는 것이라는 발상은 지극히 위험한 것”이라며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의 해임과 주변 참모진의 정리는 야당에 대한 굴복이 아니라 국민에게 제대로 봉사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김홍신(金洪信)의원은 “여권 핵심부가 오기를 부리는 것 같다”고 지적했고 김영선(金映宣)의원도 “국민 대다수의 뜻을 받들지 않는 정부가 무슨 ‘국민의 정부’냐”고 비판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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