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묻는 방법따라 결과 「千의 얼굴」로

  • 입력 1999년 6월 2일 18시 44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의 거취 문제와 관련, 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를 인용한 점을 놓고 뒷공론이 무성하다.

대통령이 일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를 의사 결정의 중요 준거(準據)인양 언급한 것이 과연 적절한지, 김장관의 사퇴불가를 뒷받침하기 위한 방편으로 ‘여론조사’를 오용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등의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대통령이 인용한 여론조사는 청와대가 월드리서치사에 의뢰해 지난달 30일 전국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그 결과 김장관 거취에 대해 ‘사건진상에 관계없이 김장관 퇴진’이 33.3%, ‘검찰수사후 결정’이 57.1%, ‘물러날 필요없다’가 8.8%였다는 게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이슈가 생길 때마다 으레 실시하는 통상 여론조사의 일환이었다는 것이 청와대측의 얘기지만 그것이 대통령의 언급에 오를 만큼 ‘중대사’로 등장하고 별도로 언론에 공개된 과정에는 석연치 않은 대목이 적지 않다.

당초 이 여론조사에는 국정수행 평가 등 여러 항목이 있었으나 청와대는 이 가운데 ‘고급옷 로비 의혹사건’관련 3개항에 대해서만 요약본을 만들어 모언론사를 통해 공개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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