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옷로비 수사/시민반응]『국민 뭘로 보나』 분노

  • 입력 1999년 6월 2일 19시 38분


시민 사회단체와 일반시민들은 2일 ‘고급옷 로비의혹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일제히 “김태정(金泰政)법무장관 부인 감싸기로 일관한 편파수사”라고 비판하고 공정한 재수사와 김장관 퇴진 등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검찰 수사는 국민적 의혹만 키운 ‘짜맞추기 수사’ ‘편파 축소수사’”라고 규정하고 “정부는 재야 법조인을 특별검사로 임용하는 방식으로 이번 사건을 재수사해 진실을 규명하는 한편 법무부장관을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검찰의 편파적인 수사결과를 기초로 김장관의 해임을 유보한다면 이는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정부는 김장관을 즉각 퇴임시키고 특별검사제 도입 등을 통해 이번 사건을 중립적으로 재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도 이날 성명을 발표해 “노동자들은 단지 정리해고를 반대했다는 이유로 수십명씩 구속되는데 수천만원짜리 밍크코트를 주고 받은 장관부인들은 무혐의 또는 불구속 처리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특권층의 비리의혹을 남김없이 파헤치라”고 요구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박인제(朴仁濟)변호사는 “연정희씨가 그동안 여러차례 진술을 번복했는데도 어떻게 그의 말만 곧이곧대로 믿느냐”고 수사결과에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주부 손진아(孫珍我·28·서울 강남구 수서동)씨는 “서민들의 사정은 전혀 모르는 ‘높은 분’들끼리 벌이는 한바탕 쇼인 것 같다”며 허탈해했다.

〈선대인·이헌진·이완배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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