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수사발표]사직동팀-검찰팀 조사 왜 다르나?

  • 입력 1999년 6월 2일 22시 43분


‘고급 옷 로비 의혹’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가 2일 발표된 뒤 다시 청와대 사직동팀(경찰청 조사과)의 내사기록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의 수사결과가 일부 누출된 사직동팀의 내사내용보다 축소됐고 일부 상반된 내용을 담고있기 때문.

사직동팀은 1월15일 내사에 착수, 2월5일까지 20여일간 조사를 해 A4용지 4백장에 이르는 방대한 내사기록서를 작성했다.

사직동팀은 이를 바탕으로 청와대 보고용으로 A4용지 4장 분량의 요약본을 만들었으며 이 보고서의 일부가 누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직동팀의 내사기록서에는 문제가 되고 있는 호피무늬 반코트에 대해 이 코트가 연정희씨집에 배달된 다음 날에 라스포사 정일순사장이 연씨에게 전화를 걸어와 알게 된 것으로 돼있다.

그러나 검찰은 연씨가 코트가 배달된 것을 2,3일후에 발견하고 정사장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고 발표했다.

또 내사기록서에는 배정숙씨가 ‘최회장이 연말쯤 구속될 것 같다’라는 말을 연씨에게 직접 들었다고 진술했으며 연씨는 이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돼있다.

반면 검찰은 이에 대해 “연씨가 배씨에게 한 말은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의례적인 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최광식(崔光植)사직동팀장은 한나라당 진상조사특위 위원들에게 연씨가 배씨에게 ‘최회장이 연말쯤 구속될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가 번복하기도 했다.

배씨가 이씨에게 옷값대납을 요구했는지에 대해서도 검찰과 사직동팀의 발표는 엇갈리고 있다.

검찰은 정황상 사실이라 밝혔지만 사직동팀은 “이씨가 남편인 최회장의 구명을 위해 퍼뜨린 헛소문”이라고 결론내렸었다.

김규섭(金圭燮)서울지검3차장은 “사직동팀이 사건의 줄거리는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일부 미세한 부분의 차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사직동팀이 만든 내사기록서의 의미를 축소했다.

하지만 사직동팀의 조사보고서는 전문이 공개된 것이 아니다.

이 때문에 검찰 수사발표에 신뢰를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이 보고서가 공개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이현두·권재현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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