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2일 ‘고급옷 로비의혹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자신의 의중을 내비쳤다. 총리실로 항의방문한 한나라당 의원들과 마주 앉은 자리에서였다.
검찰의 사건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격렬한 비판이 쏟아지자 김총리는 “여러분들이 걱정하는 뜻을 대통령께 다시 말씀드리고 이 문제에 대한 생각을 확실히 해보겠다”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김총리의 발언은 청와대 기류와는 달라 여권 내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법적 책임이 없으면 문책할 수 없다’며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을 유임시킨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시각과 정면으로 배치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김총리는 그동안 이번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면서 내심 여권의 안이한 대응에 불만을 토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악화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김장관의 용퇴가 불가피하다는 게 김총리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