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가 하루 전국에서 운송하는 승객은 1천3백23만명이다. 전체 공공교통 운송인원의 36%를 분담하는 ‘준대중교통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전용차로제는 원활한 교통 소통을 위한 것이다.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버스와 택시가 함께 이용하고 있는데 한국은 버스만 허용하고 있다. 다행히 정부가 9월부터 전용차로에 택시진입을 부분적으로 허용하려는 방침을 세운 것은 바람직한 판단이라고 본다.
택시는 지하철 버스처럼 선(線) 개념의 교통수단을 보완하는 공간(空間) 개념의 교통수단이다. 서울시민의 평균 택시승차거리는 5.5㎞로 버스 등을 갈아타는 불편을 피하려는 단거리 손님이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요금은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다.
교통체증이 심한 지역에 버스전용차로가 지정돼 다른 차로는 상대적으로 체증이 더 심각하다. 이 때문에 택시는 손님을 목적지에 신속하게 모셔다 드리지 못하고 체증에 따른 시간요금 병산으로 요금부담이 늘어난다. 이같은 불편으로 택시가 공공교통수단의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택시 이용이 불편하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자가용을 끌고 나오는 부작용이 있다. 또 택시가 승객 감소에 따른 수입결손을 메우기 위해 과속 난폭운전 법규위반 등을 하는 원인도 여기서 발생한다. 택시업계는 그동안 이런 문제점을 끊임없이 제기했지만 정부는 택시가 전용차로에 들어가면 대중교통 우대 원칙이 무너질 것처럼 생각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용차로에 택시 진입이 허용되더라도 버스 운행속도에 약간 영향이 있겠지만 출퇴근시간대를 피하면 큰 지장은 없을 것이다. 다른 차로의 체증도 다소 해소될 것이기 때문에 택시도 꼭 필요한 때가 아니면 굳이 전용차로로 운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비출퇴근시간대에 택시가 전용차로에 들어가게 되면 택시의 운송기능이 향상되고 공공교통수단간의 균형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도로의 효율적 이용을 통해 도시교통을 원활하게 하고 에너지 절약 등 부수적인 경제효과도 거둘 수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전국적으로 시행되길 기대한다.
박복규(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