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파문]이형자씨 『이 세상에 진실은 없다』

《‘고급 옷 로비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 발표 이후 이 사건의 ‘원인제공자’와 ‘적극가담자’로 지목된 최순영(崔淳永)신동아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와 강인덕(康仁德)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裵貞淑)씨는 ‘깊은 침묵’으로 빠져들었다. 그 침묵의 의미는 무엇일까. 혹시 ‘할말은 있으나 지금은 때가 아니다’는 의미의 침묵은 아닐까?》

신동아그룹 최순영회장 부인 이형자씨는 검찰조사를 마치고 검찰청사를 나서며 취재기자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씨의 이 말을 검찰은 “아마 연정희씨를 오해한데 대한 사과의 표시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씨 측근은 “기자들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못해 미안하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실을 말할 수 없는데 대한 안타까움의 표시였다는 것이다.

이씨는 그후 외부와 접촉을 끊고 잠적했다. 2일 있은 검찰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이씨는 측근들에게도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씨는 이 사건을 폭로하기 전 본보 기자와 만났을 때 “권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느냐. 세상에 진실은 없다”고 말하는 등 ‘진실이 제대로 가려지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는 듯한 심경을 피력했다. 한 주변인사는 “대통령이 법무부장관을 재신임해준 마당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이씨측의 ‘불편한 심기’를 전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