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재계 쪽에서 집중적으로 나도는 것으로 알려진 이들 소문과 괴문서들은 구체적이고 상세한 정황설명까지 곁들여져 있어 의혹을 한층 증폭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 정치권과 재계 등에서는 “근거 여부와는 관계없이 이같은 의혹 증폭은 사회불안 등 매우 심각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정부측이 인식하고,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근원적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요즘 정치권 안팎에서 난무하는 소문과 괴문서는 △전 현직 각료 부인들에 대한 로비의혹을 담은 ‘이형자(李馨子)리스트’ △여야의원과 전 현직 각료 등 10여명의 이름이 올라있는 ‘최순영(崔淳永)리스트’ △여권 핵심실세들이 신동아그룹측 로비의 주대상이었다는 ‘몸통론’ △신동아그룹과 현 정권 핵심층간의 ‘빅딜설’과 ‘음모설’ 등 크게 네갈래다.
◇ 이형자리스트
‘이형자리스트’는 최순영회장의 부인 이형자씨가 전 현직 각료부인들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주된 내용.
즉 ‘이씨가 자신의 측근을 시켜 지난해말 여권 실세의 집을 방문토록 했으며,로비에 도움을 준 전 현직 장관의 부인들에게도 답례를 했다’는 것이다. 이씨가 지난해 고가의 미술품을 대량 구입했다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이씨 측근은 “돈을 준 적도 없고, 돈으로 로비를 시도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한나라당 이기택(李基澤)전부총재의 부인 이경의(李慶儀)씨는 최근 “5월초 이형자씨로부터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가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에게 밍크 코트를 세벌 보냈다며 억대의 옷값 대납을 요구, 이를 거절했다’는 얘기를 직접 들었다”고 언론에 밝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 최순영리스트
‘최순영리스트’는 지난달말경부터 문서화돼 나돌고 있으며 국민회의 자민련 한나라당의 중진급 의원, 전 현직 장관, 전직 은행장 등 10여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검찰측은 “그런 리스트는 없다”고 부인하고 있으나 최회장이 재판과정에서 “대한생명의 대출금 8백80억원 중 일부는 용도를 밝히기 어려운 곳에 썼다”고 진술,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 몸통론과 빅딜설
‘몸통론’의 핵심적 내용은 신동아그룹측의 주된 로비대상이 여권을 포함한 정치권의 실세들이라는 것. 이 소문은 ‘옷사건’ 초기부터 “핵심실세의 집에서 장관부인과 재벌총수부인 몇명이 모인 뒤 고급의상실에서 쇼핑을 했다”는 설이 나돈데서 비롯됐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여권 핵심실세와 모 재벌그룹과의 유착설까지 나돌고 있는 형편이다.
‘옷사건’에 연루됐던 한 관계자가 “나는 ‘깃털’에 불과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소문이 급속하게 재계 등에서 번져나가고 있다.
한편 여권 핵심부와 최회장 부부간의 대생 관련 ‘빅딜설’은 그 실체가 불분명하지만 ‘몸통론’과 연계돼 회자되고 있다.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