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는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과 동기인 사시 8회 출신 7명이 모두 사퇴함에 따라 검찰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사시 11회 고검장이 3명이나 나온 것은 이변이다. 또 한꺼번에 검사장이 13명이나 새로 임명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번 인사에서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과 박검찰총장은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로 ‘조직의 세대교체’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법무부의 구상은 최경원(崔慶元)법무차관과 김수장(金壽長)서울지검장 등 2명은 잔류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재신(李載侁)수원지검장이 강하게 반발해 진통을 거듭하자 김장관이 8회 출신을 모두 퇴진시키기로 하고 직접 설득에 나섰다. 조직의 쇄신과 원칙을 세우기 위해 불가피했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
이 때문에 검찰 인사구도가 당초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먼저 사시 11회의 이명재(李明載)대검중수부장 진형구(秦炯九)공안부장과 김경한(金慶漢)법무부교정국장이 일선고검장과 법무차관 등 고검장급으로 직행했다.
이에 따라 ‘검찰의 꽃’이라는 서울지검장은 거의 30년만에 두번째로 호남 출신인 임휘윤(任彙潤)대검강력부장에게 넘어갔다. 첫번째는 박총장의 장인인 김용제(金龍濟)씨.
대검 중수부장과 공안부장은 이종찬(李鍾燦)전주지검장과 김각영(金珏泳)법무부기획관리실장 등 사시 12회 출신이 임명됐다.
검사장 승진은 13∼15회까지 3개 기수에 걸쳐 나왔다. 이중 15회는 8명이 검사장으로 승진해 나중에 인사상의 부담으로 남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편 검사장급 이상 간부 40명 중 호남 출신은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5명을 포함해 모두 11명(김태정장관 제외). 이는 새 정부 초기의 9명에서 2명이 늘어난 것.
호남 출신 신규승진자는 전체 13명 중 5명으로 검찰국장 대검중수부장 등 요직에 K1(경기고)과 부산 경남(PK) 출신을 배려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후문.
법무부 관계자는 “사시 15회는 9명이 호남 출신”이라며 “능력 위주로 한 인사”라고 해명했다.
〈최영훈·김승련기자〉c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