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파업공작 파문]취중실언일까 진담일까

  • 입력 1999년 6월 8일 23시 36분


진형구(秦炯九)전대검공안부장 발언의 진위여부가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 진상조사단이 3월 작성한 ‘한국조폐공사 옥천조폐창 폐쇄 진상조사단 보고서’가 주목을 끌고 있다.

이 보고서는 참여연대와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정책연구소 등 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10여명의 진상조사단이 2월 한달 동안 현지방문 조사를통해작성한것.

진상조사단의 실무책임을 맡았던 김형완(金炯完·39)참여연대 사무국장은 “당시 진상조사단원 모두가 공사측이 왜 이렇게 무리하게 구조조정을 추진하는지 의문을 가졌었다”며 “조사결과에 비추어볼 때 진전부장의 발언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사무국장은 “이 보고서는 조폐공사의 구조조정은 불과 몇 달간의 임금문제와 관련한 노사간 이견을 조폐창 통폐합이라는 중장기적 구조조정 문제에 연결시킨 졸속구조조정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구조조정”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98년 6월경까지는 공사측 역시 옥천창을 경산창으로 이전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개진했으며 지난해 7월30일 발표된 기획예산위원회의 공기업 구조조정 계획안에도 2001년까지 통폐합을 추진하는 것으로 돼있었다.

그러나 지난 해 10월2일 돌연 공사측이 옥천창을 경산창으로 통폐합하는 안을 99년 2월까지 조기추진키로 했다는 것. 이는 당초 구조조정시한이던 2002년보다 무려 3년 앞당겨진 것이어서 노조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방안.

특히 보고서는 조폐공사 경영진조차 △옥천조폐창 설비이전으로 인한 건물신축자금 800억원 등 막대한 신규자금 소요 △통합이후 매년 금융비용 등 130억원가량의 손실 발생 △통합에 따른 인력감축과 운영비 삭감효과는 74억원에 불과해 모두 59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며 경영진조차 통합안을 적극적으로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김사무국장은 “공사측이 전격적으로 옥천조폐창을 전면 폐쇄했다가 올해 1월초부터 옥천 조폐창을 부분가동하고 있는 점에서 졸속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진전부장의 발언으로 그동안 풀리지않았던 의문이 풀리게 됐으며 우리의 조사결과와 진전부장의 발언은 일치하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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