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좋다]인천 앞바다 배낚시

  • 입력 1999년 6월 10일 19시 27분


『왔다 왔어, 이거 우럭 맞죠.』

지난주 토요일(5일) 오전 인천에서 뱃길로 두시간여 거리인 덕적도 인근 해상의 작은 낚싯배.

회사 같은 부서 동료 8명과 함께 생전 처음 바다 배낚시에 나선 서정태씨(32·서울 서초구 서초동)가 갑자기 환호성을 질렀다. 낚싯줄을 드리운 지 10여분만에 지느러미를 곧추세운 우럭이 걸려 올라오자 자신도 모르게 흥분한 것.

요즘 인천 앞바다에서는 이런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배낚시가 제철을 만난 것.

배낚시 출발지는 인천 중구 항동에 있는 남항 유선(遊船)부두.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하고 새벽에 부두로 나가면 된다. 바닷바람이 차가울 수 있으니 옷차림에 신경을 쓰는 게 좋다. 보통 오전6시경 떠나 오후5,6시경 되돌아 온다.

주로 많이 나가는 곳은 영흥도 승봉도 풍도 덕적도 근해. 배로 1시간반∼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우럭 장대 광어 농어 등이 주로 잡히고 초보자도 5,6마리를 거뜬히 잡아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요즘 ‘물 때’가 좋은 편이다.

서씨 일행이 이날 부두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멀미약을 먹고 배에 오른 게 오전7시경. 부두를 떠난지 2시간 쯤 지나자 선장이 배를 세우곤 시동을 껐다.

낚시 미끼는 살아있는 미꾸라지와 갯지렁이. 미꾸라지를 바닥에 팽개쳐 기절시킨 뒤 낚시바늘에 꿴다. 추(錘)가 바닥에 닿을 때까지 낚싯줄을 내려뜨린 뒤 부드럽게 들었다 놨다를 한 지 10여분. 손 끝에 ‘후드득∼’하는 어신(魚信)이 전해진다. 부지런히 낚싯줄을 당겨올리니 손바닥만한 우럭이 ‘퍼드득∼’.

두어시간이 지나자 배 위에는 15∼30㎝ 크기의 우럭 놀래미 볼락 등이 30마리 가량 쌓였다. 주방아주머니(선장의 부인)가 능숙하게 떠준 회에 소주잔이 바삐 돈다.

배낚시 비용은 간단한 아침 점심식사를 합쳐 1인당 5만원 안팎. 미끼와 낚시도구까지 빌리면 1만∼1만5000원이 추가된다. 단체로 배를 전세낼 경우 10∼13명이 탈수 있는 1척에 부대비용까지합쳐80∼100만원.

남항 태원낚시 대표 강태원(姜泰園·49)씨는 “5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가 배낚시하기에 가장 적당한 시기”라고 말했다.

〈인천〓박정규·이명건기자〉roche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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