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폐창 조기통폐합]사회이사 반대 정부측 적극 주도

  • 입력 1999년 6월 10일 23시 02분


한국조폐공사가 지난해 옥천창을 폐쇄하고 경산창에 통합하는 문제를 다룬 10월과 11월의 제7,9차 이사회에서 외부이사들은 모두 조기통합을 반대했으나 강희복(姜熙復)사장과 정부측 이사들이 앞장서서 통합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7차 이사회는 지난해 9월18일 이른바 공안대책협의회가 열린 뒤 소집됐으며 이 자리에서 강사장 등 경영진이 조기 통폐합을 들고 나왔다는 점에서 진형구(秦炯九)전 대검공안부장의 ‘파업유도’ 발언이 사실일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0일 본보 취재팀이 입수한 제7차 이사회(98년 10월10일·조폐공사 서울사업소)와 제9차 이사회(98년 11월18일·서울 무역센터 회의실)의 의사록에 따르면 6명의 이사중 고영호(高永鎬·거창전문대학장) 김우식(金祐植·전 부여조폐창장) 박진도(朴珍道·충남대교수)이사는 줄곧 조기통폐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이사는 7차 이사회에서 “당초 경영혁신 방안에는 시설은 2001년까지, 인원은 2000년까지 연차적으로 통합하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조기통합을 추진하면 여러가지 문제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고이사는 9차 이사회에서 “현재의 통합안으로 2001년 이후의 사업량을 원활하게 소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위에서 나온 이사 2명은 “이번 계획은 매우 치밀하게 되어있어 차질없이 진행될 것 같다. 진작부터 왜 이렇게 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며 조기 통폐합을 주장했다.

또 강사장은 9차 이사회에서 “옥천창을 경산창으로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에 통합하되 구체적인 방법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하겠다”며 일방적으로 조기 통합 안건의 의결을 선포했다.

〈서정보기자·대전〓이기진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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