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일촉즉발의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적군이 먼저 화기를 사용한다면 응사할 수밖에 없어 사실상 전시상황입니다.”
이 함정의 정장 송창훈대위(29)가 긴장된 표정으로 보도진에게 현지 상황을 브리핑했다.
이어 짙은 안개로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해상을 헤치며 해군 2함대소속 고속정 2척이 연평도로 출발했다.
이 함정에는 연평도에 주둔하고 있는 해병부대를 위한 보급품과 40여명의 취재진이 동승하고 있었다.
북한 경비정의 침범 이후 고속정 수병들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2∼3시간이 고작. 이 함정의 김관식 일병은 수면부족으로 충혈된 눈을 비비면서도 “이런 일은 입대이후 처음이지만 조금도 떨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오전 11시23분경 연평도 앞 1마일 해상. 우리 함정들이 굉음을 내며 높은 파도를 가르고 있었다. 인천을 출발한 2대의 고속정도 미리 대기중이던 이들과 합류했다. 이날 연평도로 집결한 우리군의 함정은 해군 초계함 2척과 고속경비정 10척 등 모두 12척.
또다른 고속정으로 도착한 해군참모총장 이수용(李秀勇)대장이 장병들의 배로 옮겨타자 정렬해 있던 대원들의 우렁찬 “필승” 경례소리가 조용하던 섬 앞바다를 잠시 진동시켰다.
이총장은 장병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온 국민의 시선이 이곳에 집중돼 있다. 대한 해군의 기개를 마음껏 펼쳐주기 바란다”며 장병들을 격려했다. 오전 11시반경 짙은 안개가 걷히면서 연평도가 모습을 나타냈다. 남북의 긴장된 해상대치를 웅변하듯 해군 해상전탐감시대 293고지(해발 127m)의 대공포가 북쪽을 향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