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交戰/시민반응]『햇볕정책 고집하더니…』화살

  • 입력 1999년 6월 15일 19시 44분


15일 오전 서해상에서의 교전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은 일순간 경악했다. 본사에는 “전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시민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시민들은 사태가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느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되면서 시민들은 점차 안정을 되찾아 대체로 차분한 표정이었다.

○…북한경비정의 공격에 따른 우리측 대응에 대해 시민들은 ‘적절한 조치’로 받아들였으나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했다.

실향민 조병한씨(68)는 “북한의 사격에 우리 군이 강력히 대응한 것은 잘한 일이지만 더 큰 교전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며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상운씨(42)는 “서해에서는 교전이 벌어지는데 동해에서 금강산관광선이 왔다갔다 하는 등 우리의 남북관계가 무언가 정리가 안된 것 같다”며 “차제에 우리의 햇볕정책도 전반적으로 재검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양대 이현우교수(광고홍보학)는 “이번 사태가 불행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대북정책이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번 사태를 지혜롭게 해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북한을 비난했다. 경실련은 “북한의 북방한계선 침범사건이 교전 상태에까지 이르러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남북한 당국은 유엔사의 제안대로 ‘완충구역’의 병력을 철수하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는 성명에서 “북한경비정이 우리나라 서해를 침범해 선제공격을 가한 것은 노골적인 전쟁행위임에 틀림없다”며 “북한의 이같은 반민족적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직장인들도 일손을 놓고 TV 주위에 삼삼오오 몰려들어 촉각을 곤두세웠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사옥 한 사무실에선 직원들이 TV 주변으로 몰려 “이러다가 전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 “설마 전쟁으로 비화하진 않겠지”라는등 나름대로의 전망을 피력.

교전의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자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이번 사태가 모처럼 회복중인 경기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 부산 사상구 감전동 영창산업 박수관사장(50)은 “이번 사태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사회부·지방자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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