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남북한 해군의 해상 교전이 벌어졌을 때 해군 장병이 보여준 감투정신은 전혀 예상을 초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아침 9시 25분 북한측에서 불시에 AK소총과 25㎜포로 공격해왔을 때 당시 접전해역에 있었던 해군 함정은 고속정 8척과 초계함 2척. 전투가 벌어지자 우리함정에 승선하고 있던 20대의 신세대 장병들은 너나없이 용수철처럼 튀어나가 전투태세에 들어갔다.
이후 이들의 전투는 소극적인 반격이 아니라 적극적인 공격이었다. 목숨이 걸린 실전에 난생 처음으로 참가하면서도 나약하거나 전투를 겁내는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신세대 장병들의 이같은 용맹성에 대해 군내부에서는 자기 주장이 뚜렷한 신세대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또 평소 컴퓨터게임 등을 통해 전투모습에 익숙한 탓에 전투를 게임처럼 느끼며 겁을 내지 않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신세대 장병들의 이같은 자세는 연평도에 주둔중인 장병들에게서도 나타난다.
“신세대 장병들의 안보의식이 걱정된다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서해안 북단 연평도의 최정상 106고지에서 적전을 향해 발칸포를 겨냥한 채 10일째의 해상대치를 맞고 있는 연평도 주둔 해병부대 발칸4포대 소속 이치우(李治雨)병장과 한지훈(韓知勳·22)일병의 결의다.
대기업 자동차공장에서 일하다 97년 해병대에 지원입대한 이병장은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만 해도 국가안보니 하는 말에 무관심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입대 후 반세기 넘게 팽팽히 대치하고 있는 남북의 현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교시절까지 북한이 ‘먼 나라’인 것처럼 느껴졌다는 한일병.
“내가 전사하는 한이 있어도 고지는 빼앗기지 않겠다”고 당차게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있었다.
〈연평도〓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