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연평도 주둔 해병대 직업군인들의 자녀 7명이 연평초등학교 2층 강당에서 아빠에게 ‘위문편지’를 썼다.
어린이들의 대부분이 북 경비정 침범 이후 10일간 한번도 아빠 얼굴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TV에서 해군이 북 경비정을 격퇴시켰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 아빠가 북한군인을 혼내줬어”라며 신이 났다.
연평도 주둔 해병대 박병주소령의 아들 근섭이(9)는 “아빠가 너무 오랫동안 안들어와 보고싶어 죽겠다”며 어리광을 부렸다.
생일이 다가왔는데 꼭 아빠와 함께 보내고 싶다는 귀여운 소녀 하니(11)는 “빨리 통일이 돼야 아빠가 고생을 안하실 것 같다”며 고생하는 아빠를 걱정하는 편지를 썼다.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며 당황하던 영민이(10)는 “뉴스에서 해병 모습을 봤는데 너무 늠름하고 멋있어요. 아빠도 멋있고 훌륭해요”라며 ‘아빠자랑’으로 편지를 맺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빠가 나라를 직접 지켜주니 마음이 놓인다”는 장난꾸러기 덕성이(9)도, “우린 아빠와 같은 해군아저씨들이 나라를 잘 지켜주실 줄 믿어요”라며 자못 의젓해 보이는 샘이(12)도 모두 최전방에서 치열하게 나라를 지키는 ‘군인아빠’에 대해 자랑스러움을 또박또박 편지에 담았다.
〈연평도〓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