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 민사합의14부(재판장 김용균·金龍均 부장판사)는 17일 인사고과 하위 평점자로 분류돼 3개월의 대기발령을 받은 뒤 자연면직된 유모씨(44)가 ㈜두산을 상대로 낸 대기발령 무효확인 등 청구소송에서 “대기발령과 면직처분은 무효이며 복직 때까지 유씨에게 매달 234만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인사규정이 합리적이라도 근로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끼칠 때에는 근로기준법 30조의 정당한 이유가 반드시 입증돼야 하며 책임은 사용자측에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유씨의 업무수행능력이 어떻게 얼마나 부족했으며 어떤 업무상 차질을 빚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없고 자연면직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만큼 대기발령과 자연면직은 무효”라고 덧붙였다.
유씨는 97∼98년 판매영업직에서 근무하던 중 세차례의 인사고과에서 최하위 5%의 평가등급을 받았다는 이유로 인사규정에 따라 총무부로 대기발령된 뒤 인사대기 3개월이 지나면 면직시킬 수 있다는 인사규정에 따라 98년10월 면직되자 소송을 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