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교전 파장]번지는 「新북풍설」 위험수위

  • 입력 1999년 6월 17일 19시 24분


‘서해교전’ 이후 국내 PC통신 토론방에도 이른바 ‘신북풍설’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믿고 싶지 않지만’이라는 전제를 달면서도 김대중정권이 국민연금제도 확대실시 부작용과 ‘고급옷값 로비의혹설’ ‘조폐창파업유도의혹’ 등으로 잇달아 코너에 몰려있을 때 북한이 위기를 조성한 이유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같은 의문제기에 대해 또다른 네티즌들은 “중차대한 남북문제를 근거없는 설(說)로 여론을 혼란에 빠뜨리는 행위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라고 공박하고 있다.

나우누리의 양효성씨(ID music17)는 “클린턴이 코소보사태 쪽으로 여론의 관심을 몰아가면서 성추행 관련 이목을 따돌리는데 성공했다”며 “김대중정권도 같은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하이텔의 정의석씨(행운2)는 “왜 여당이 위기에 몰릴 때만 북한은 말썽을 일으키는 것일까”라며 “북괴가 경계선을 넘어오는 것은 한두번 있은 일이 아닌데 우리 정부가 필요할 때만 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간다”고 밝혔다.

하이텔의 곽종우씨(햇빛한줌)는 이번 사태 발생 시기가 △김대중 정부의 최대 위기상황이었고 △남북회담의 수준이 차관급으로 격상될 시점이었으며 △비료지원 금강산관광 경제협력 등이 강화되는 시기였고 △사건후 남북의 반응이 의외로 냉정, 침착하다는 점 △사건후 북한이 군사적으로는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등 5가지 의문점을 제시했다.

천리안 ID가 ‘스알야숩’인 네티즌은 “교전직후엔 적의 의도도 알 수가 없고 적지에 관광을 보낸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인데도 교전직후 금강산관광이 정상적으로 행해졌다”며 “믿고 싶지 않지만 일말의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나우누리의 이현진씨는 이번 서해교전으로 이익을 본 5개 집단과 피해를 본 5개 집단을 열거하며 ‘정권의 계획된 프로그래밍’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이익을 본 집단으로 DJ정권, 검찰, 우익언론사, 북한의 김정일정권, 한나라당이고 피해를 본 집단은 조폐창 노동자, 북한군, 국군, 국민회의 내 비둘기파, 남북한의 민중으로 꼽았다.

하지만 이런 ‘음모론’에 대한 반박도 만만치 않다.

나우누리의 이태율씨(archi맨)는 “전방에서 목숨걸고 고생하는 장병들을 생각하라”며 “이번 교전이 여당의 화제 돌리기 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전쟁나면 제일 먼저 도망갈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하이텔의 정모세씨(mozy)도 “대선이란 중차대한 상황을 눈앞에 두고도 지지율 만회를 위한 결정적 북풍은 소규모 총격전으로 충분했다”며 “현정부가 자체의 햇볕론까지 엄청난 공격을 당하게 됐는데 스스로 제 무덤 파는 짓거리를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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