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그림 구입시점이 최회장의 구속설이 파다하던 시기와 일치한다는 점. 따라서 한나라당측에서는 최회장이 구속을 모면할 목적으로 여권인사에게 로비를 벌이기 위해 그림을 사들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최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는 “남편이 문화재단을 설립하기 위해 운보의 그림을 구입한 것”이라고 말했고 대한생명측은 “자산운용 목적으로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는 다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사가 자산운용 목적으로 그림을 무더기로 매입했다는 얘기를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없다.
또 지금까지 어떤 보험사도 그렇게 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화랑가에서도 “그동안 신동아측이 그림을 대량 구입한 적이 없는데 이번 일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림을 구입한 가격도 의문이다. 한 미술평론가는 “운보 작품은 전지(40∼50호) 크기에 2500만원이 상한가인데 200여점에 60억원은 너무 비싸다”며 “아무리 미술관 건립을 구상하고 있더라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최회장의 재정상태가 당시 최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림 구입자금의 출처와 조성경위도 의문이다. 이와 관련, 운보의 아들 김완(金完·50)씨는 “그림 대금은 대부분 수표로 받았다”며 “그림을 실어 가기 전에 15억원 정도를 급전으로 먼저 받았는데 최회장 이름으로 이서된 수표였다”고 밝혔다.
누구 명의로 그림을 구입했느냐 하는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생명측은 “회사 명의로 구입했으며 지금도 사옥내에 그 그림을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한나라당은 “구입자 명의가 석연치 않은 점은 로비주체를 숨기려는 의도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또한 청와대 사직동팀과 조사기피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금감원이 올해 초 신동아그룹 회계장부 감사 결과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그림 구입 명목으로 약 13억원을 지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횡령여부를 가려달라고 수사를 의뢰해 왔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사정관계자는 “청와대 사직동팀의 조사결과 로비의혹이 있으면 검찰이 재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부·사회부·문화부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