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류 민씨 연행 과정]『통일되어도 문제 없겠네…』

  • 입력 1999년 6월 22일 01시 39분


북한의 여자 환경감시원에게 ‘귀순공작’을 했다는 이유로 북한에 억류된 민영미씨(36·주부)는 무슨 말을 어떻게 하다가 연행됐을까.

민씨와 함께 금강산을 관광한 관광객들의 말에 따르면 민씨는 20일 구룡폭포 관폭정에서 폭포옆에 쓰여진 미륵불(彌勒佛)의 ‘彌’자가 무슨 자인지를 북한 환경감시원에게 물었다는 것. 그리고 서로 나이까지 확인하고 북한 환경감시원과 대화를 이어갔다.

민씨가 “금강산관광을 하게 돼 정주영(鄭周永)현대명예회장님이 고맙다”고 말하자 환경감시원은 “좋은 면도 있지만 금강산이 오염돼 못마땅하다”고 대꾸했다. 민씨는 또 TV시청 등에 대해 얘기하다가 북한 귀순자들이 남한에서 잘 살고 있다고 전한 뒤 “말이 잘 통하네요. 통일이 되어도 별 문제가 없겠네요”라고 말했다는 것.

그 순간 북한 환경감시원이 관광증 제시와 벌금 납부를 요구, 민씨는 100달러의 벌금을 지불했다. 민씨는 하산 직후부터 북한 출입국관리소 옆 관광총회사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았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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