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그림로비說 7대의혹 밝혀라』

  • 입력 1999년 6월 22일 19시 39분


한나라당은 22일 ‘그림 로비설’과 관련해 “그림을 구입한 자금 출처와 그림보관장소, 구입처 등이 석연치 않다”며 7대 의혹을 제기했다.

한나라당이 제기한 7대 의혹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최순영신동아회장이 개인이나 화랑으로부터 사들인 운보 김기창화백 그림 61점의 구입처.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이신범(李信範)의원 등은 “최회장이 고관대작들의 소장그림을 비싼 값에 구입해 이들에게 거액의 매매차익을 보장해주는 방법으로 뇌물을 건네줬을 가능성이 있다”며 고가매수설을 주장했다.

특히 이규택의원은 구체적으로 “고관대작이 1000만원을 주고 산 그림을 다른 쪽에서 1억원에 매수해 준다면 그것이 뇌물이 아니고 뭐냐”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대한생명이 운보 그림을 보관중인 창고가 의외로 허름한데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60억원의 고가 그림을 대한생명 사옥이 있는 63빌딩의 지하2층 주차장 창고에 넣어뒀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

한나라당 관계자는 “통상 고가미술품은 보안이 철저한 은밀한 곳에 보관하기 마련인데 운보 그림을 차량 통행이 빈번한 주차장에 마련된 창고에 넣어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측은 이와 관련해 △운보 그림을 뇌물로 바쳤다가 문제가 되자 급히 회수해 임시로 보관장소를 급조했거나 △뇌물로 바칠 그림을 승용차 편으로 용이하게 전달하기 위해 주차장 창고에 보관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또 “최회장이 운보 그림을 240여점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대한생명측은 203점밖에 사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나머지 20∼30점의 행방이 묘연하다”며 로비의혹을 제기했다.

이밖에 한나라당은 △그림 구입시기가 최회장의 구속설이 파다했던 때로 ‘고급옷 로비의혹’ 시기와 일치하는 점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목적으로 고가그림을 구입했다는 주장 △청와대 사직동팀이 내사를 서둘러 종결한 점 등이 규명돼야 할 의혹이라고 지적했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