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로비 현장조사]野『高價그림 왜 허술한곳에 뒀나』

  • 입력 1999년 6월 22일 21시 14분


한나라당 ‘호화의상 뇌물사건 진상조사특위’(위원장 이우재·李佑宰)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의 대한생명을 기습 방문, 그림로비설 진상규명을 위한 현장조사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대한생명측은 검찰이 수사착수를 통보해왔다는 이유로 운보 김기창(雲甫 金基昶)화백의 그림을 보관 중인 창고의 공개를 거부했고 자세한 구입내용에 대해서도 답변을 회피했다.

○ …이날 사전연락없이 대한생명사옥을 찾아간 한나라당 의원 8명은 이국준(李國俊)대표이사전무를 상대로 최회장이 구입한 그림과 구입처의 목록, 거래영수증 공개와 자금출처 등을 집요하게 따졌다.

이신범(李信範)의원은 “다른 유명화가 그림과 골동품도 있다는 제보가 있다”며 사실확인을 요구했고 최연희(崔鉛熙)의원은 “회사가 재산증식목적으로 그림을 샀다고 하지만 해외도피목적이라는 여론도 있다”고 몰아붙였다.

이런 공세에도 이전무가 계속 현장공개를 꺼리자 안상수(安商守)의원 등은 “현장보존명령이 내려지거나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된 것도 아닌데 왜 그러느냐”고 거듭 창고 공개를 촉구했다.

○…이에 회사측은 63빌딩 지하2층 주차장에 있는 8평 규모의 그림보관창고 출입문 앞까지만 의원들을 안내해줬으며 의원들은 “귀한 그림을 이렇게 허술한 장소에 보관할 수 있느냐”고 고개를 젓기도 했다.

회사측은 그림목록 공개도 협조하지 않다가 관리인으로 나와있는 송준채(宋準彩)금융감독원검사4국장이 모처로부터 ‘리스트는 공개해도 좋겠음’이라는 메모를 받은 뒤에야 그림목록을 내놓았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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