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주부도 家計 잘 꾸리면 신지식인』

  • 입력 1999년 6월 23일 19시 45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대표공동위원장 변형윤·邊衡尹)가 선정한 신지식인 91명과 14개 부처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식사회로 가는 열린 대화―대통령과 신지식인의 만남’행사를 가졌다. 다음은 발언록 요지.

▽김대통령〓중국은 15∼16세기까지 서구보다 선진국이었다. 그러나 18세기 산업혁명에 뒤져 반식민지가 되다시피 했다.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지 않으면 1류도 3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도 제너럴 모터스 등 거대기업들이 많았다. 그러나 20여년 전 대학을 중퇴한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 소프트를 세워 세계최고의 부자가 됐다. 일본에 손정의라는 재일교포가 있다. 일본 최고의 부자다. 미쓰이나 미쓰비시같은 재벌도 있지만 손씨는 순전히 머리 하나 갖고 부를 이뤘다.

이제 신지식인운동을 하지않고 그전처럼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제 이등품은 쓰레기이지 물건이 아니다. 이런 시대를 이겨나가려면 가장 좋고 싼 물건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강원도 산골에서 옥수수 농사짓는 사람도 세계의 옥수수 농사하는 사람들과 경쟁해야 한다. 머리를 써서 고부가가치 고효율을 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만드는 신지식인이 나와야 한다. 가정주부도 남편이 주는 같은 월급을 갖고 효율적으로 가족들 잘 먹이고 집안 잘 가꾸고, 저축을 해서 이자를 늘리는 사람이 신지식인이다.

▽대림산업 이정국 대표이사〓현장에서 직원들이 일하다보면 실패하는 사례도 있고 잘 된 사례도 있다. 이런 사례들을 동료들에게 알려 개선해 나가기 위해 정보 네트워크 코러스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지식 공유에 대한 동기 부여를 위해 포상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코러스를 통해 정보와 지식을 나누고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코러스 안에 4000여개의 현장 지식이 착착 쌓여 가고 있다.

▽한강환경관리청 김영화청장〓공무원도 업무지식을 한 곳에 모아 모두가 공유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민원인이 왔을 때 헛걸음 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

▽울산화봉공고 송병의교장〓97년부터 인터넷 시스템을 갖추고 학생들이 수업하고 난 뒤에도 자기수준에 맞게 이를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나는 농경사회에서 태어나 산업사회에서 활동하고 지금은 변화하고 있는 지식사회에서 생활하고 있다. 교사들도 노력하고 학교 차원에서도 적극 지원하고 있는 만큼 신지식을 국가차원에서 개발할 수 있도록 당부드린다.

▽남궁석 정보통신부장관〓미래사회는 정보와 지식이 주도하는 사회다. 또 컴퓨터통신 소프트웨어정보 기술이 무기가 되는 사회다. 힘의 원천은 정보 기술에서 나온다. 나라가 해야 할 일은 국민 누구든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일할 수 있는 정보 인프라를 만들어줘야 한다. 10조원의 예산을 들여 정보고속도로를 만들고 있으며 이제 광케이블이 전체의 15%만 더 깔리면 정보고속도로가 완성된다. 바로 ‘사이버 코리아 21’계획이다.

▽김대통령〓21세기에는 한국 사람이나 이탈리아 사람이 가장 적합하다고 한다. 만주족은 청나라를 세워 270년간 통치했으나 모두 중국사람이 돼버렸다. 우리는 3000년동안 중국으로부터 중국 문화를 받아들이되 역할 재창조하는 데 성공했다. 남의 문화를 받아들여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민족은 그렇게 많지 않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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