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억류 閔씨 주변 표정]준영군 급우들 北에 호소편지

  • 입력 1999년 6월 23일 20시 04분


금강산 관광 도중 억류된 민영미(閔泳美·35·여)씨가 풀려나지 않고 당초 예상보다 사태가 장기화하자 가족과 이웃들이 크게 불안해 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은행2동 자택을 홀로 지키고 있는 민씨의 남편 송준기(宋準基·36)씨는 23일 오전 6시경 기자와의 통화에서 “불안하고 마음이 혼란스러워 아무 일도 못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송씨는 “서울에서 의류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나 이틀째 회사에 나가지 않았다”며 “아침 일찍 집을 나와 발길 닫는 대로 떠돌다가 밤늦게 들어오곤 한다”고 말했다.

송씨는 이번 사태에 대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두 아들인 준영군(11·초등학교5년)과 종훈군(6·유치원) 형제의 불안은 심각할 정도.송씨는 “아이들은 현재 대전 동구 삼성동 외삼촌집에 있는데 여전히 엄마를 찾고 있다”며 “아이들이 너무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준영군이 다니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은행2동 상원초등학교 5학년8반 아이들도 ‘준영이엄마’의 귀환을 촉구했다.

이날 1교시 국어시간에 준영의 학급친구 45명 모두가 준영이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다. 신성수군(11)은 “준영아 얼마나 속상하니. 하루빨리 엄마가 풀려났으면 좋겠다. 힘내라”고 격려했으며 유근표군(12)은 “김정일 대통령님 준영이 엄마를 풀어주는 것이 통일을 앞당기는 길입니다”고 북한당국에 호소했다.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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