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근지사 오케스트라 지휘 「뒷말」

  • 입력 1999년 6월 27일 19시 40분


유종근(柳鍾根)전라북도지사가 정식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는다. 유지사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뉴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법인설립 축하 대화합 국민음악회’에서 첫곡인 베버의 ‘마탄의 사수’서곡을 지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음악계는 “프로음악가 못지않은 음악적 지식을 쌓은 인사라야 지휘대에 설 수 있다”며 “외국에서는 자선콘서트나 본인이 연주비용 일체를 대는 공연일 경우에만 지휘대에 세운다”며 놀라워했다. 우리나라에서 유명인사가 교향악단을 정식지휘한 경우는 최근에는 전무하다.

유지사측 관계자는 “유지사가 최근 전주에서 열린 금난새 지휘의 해설음악회에서 잠시 지휘솜씨를 보여주어 갈채를 받았다”며 “악단측이 먼저 지휘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악단측은 “유지사가 한때 교회 성가대 지휘자로 활동하는 등 음악적 소양이 높아 지휘를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휘자는 10여개 파트의 악보를 동시에 보며 수십명의 연주자를 조율해야 한다. 대학에서 전공한 후에도 실전훈련을 거쳐야 악단의 지휘가 가능하다.

이 악단은 5월 정부로부터 사단법인 허가를 받았고 유지사는 올해 초부터 이 악단의 고문직을 맡고 있다. 악단 관계자는 “유지사가 사단법인화에 ‘정신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법인체 민간악단은 10년 전에 허가를 받은 2곳을 포함해 3곳으로 늘어났다.

개인악단이 사단법인으로 바뀌면 ‘지정기부금’ 등 민간기업의 지원을 받기도 수월해진다. 뉴서울필은 최근 5억원에 달하는 누적적자로 경영난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개인악단을 법인으로 인가하는 데는 연간 공연실적 악단연혁 음악계의 평가 등이 고려된다”며 “뉴서울필의 경우 결격사유는 없다”고 말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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