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지자체 정보화평가]민원처리-영농강의「반짝」

  • 입력 1999년 6월 27일 20시 43분


자신의 건축 민원서류 처리과정을 집에서 컴퓨터로 확인한다, 새로운 영농기술을 인터넷에서 건진다, 사이버 강의를 들으며 향학열을 불태운다….

16개 시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정보화 혁명’의 모습들이다. 정보화를 통해 앞서가는 지방자치단체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사업들을 묶어본다.

▽민원처리 온라인 공개 시스템〓부정부패가 난무하는 ‘복마전(伏魔殿)’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서울시가 4월 시범운영을 시작한 정보화사업. 재개발이나 토지형질변경 등 공무원들의 비리 소지가 많은 민원업무의 처리과정을 인터넷 홈페이지의 ‘민원처리 공개방’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해당 민원은 교통 주택 건축 환경 도시계획 위생 복지 등 9개 분야 27개 업무. 본청과 25개 자치구는 물론 사업소에서 처리하는 업무도 모두 공개대상이다.

시범운영 한달여만인 지난달에는 민원처리 공개방에 등록된 사항 가운데 부조리 의혹이 있는 일부 민원에 대해 감사를 벌여 공무원 2명의 금품수수 행위를 적발해 내기도 했다.

국제투명성위원회는 이 시스템을 ‘대도시의 부패방지를 위한 우수한 사례’로 선정하고 “10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제9회 국제 반부패회의에 시장이 참석해 직접 소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농어촌 정보화〓‘PC를 알면 수확량도 늘어난다.’ 전남은 농어촌 정보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해 농업기술을 익히라는 목적으로 94년부터 12억3200만원을 들여 농어민 후계자들에게 PC 1120대를 지급했다.

농업기술 홈페이지는 특화작물 재배현황 지역별 특산물 현황 등 새로운 영농정보를 건질 수 있는 농업정보의 보고. 농산물 홍보도 가능하다.

전남도는 이달부터 ‘농업정보 119’서비스를 개시, 전남대 교수와 학생 10여명으로 구성된 ‘정보화 도우미단’이 농민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컴퓨터 활용법을 강의하고 환경정리도 해주도록 하고 있다.

▽원격 영상회의〓경북도는 면적(1만9022㎢)이 전국에서 가장 넓은데다 산간오지가 많다. 도청에서 회의라도 열리는 날이면 일선 시군에서는 2시간짜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박3일 출장을 와야 한다. 그래서 시간과 출장비를 절약할 수 있는 원격 영상회의 시스템의 활용도가 높다.

97년 도와 청송 봉화 성주군 등 7개군을 대상으로 시작한 원격 영상회의가 이제는 20개 시군으로 확대됐다.

도지사와 시장군수간, 도지사와 도민들의 대화창구로 활용된다. 앞으로는 대학이나 민간 기업에도 개방해 활용도를 높일 계획. 강원도도 영상회의시스템을 잘 활용하고 있다.

▽인터넷 대학〓강원도가 지난해 6월 시작한 일반인을 위한 대학강의 프로그램. 강원도가 매년 사업비 2억∼3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전문의료강좌 건강생활강좌 일반교양강좌 생활경제강좌 컴퓨터활용강좌 등이 있다. 3월부터 5월까지 강의건수는 모두 278건, 방문건수는 24만2605건.

회원제로 운영되며 회원등록을 하면 새 강의가 있을 때마다 전자우편으로 통보해 준다. 강의록은 회원이 아니라도 볼 수 있다.

이름과는 달리 학위를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회원인 경우 방문횟수와 방문지를 체크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접속빈도에 따라 수료증을 주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수료증을 취득한 사람에게는 일정액의 장학금도 지급할 계획. 또 올해안에 일부 강좌에 한해 강원대를 비롯한 도내 여러 대학의 교양과정과 학점교환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도 구상중이다.

▽주문형 정보화 교육〓대구시 공무원은 원하는 시간에 자신의 자리에 앉아서 정보화 ‘과외교사’를 불러 교육을 받는다. 과외교사는 전산 분야를 전공한 미취업 대졸자들로 공공근로인력.

“△△날 시에 와서 워드프로세서의 셀 만들기 기능을 가르쳐달라” “지금 당장 와서 인터넷 E메일에서 자주 사용하는 주소를 정리하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등 직원들이 어느 때고 전화만 하면 과외교사가 달려가 가려운 곳을 긁어주듯 궁금증을 풀어준다. 과외교사를 부르는 구내 전화번호는 ‘2855’(‘이리 빨리 오오’라는 뜻).

충북도는 도청내 교육장을 지역주민들에게 개방, 언제라도 방문해 무료로 정보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공근로사업 도우미 여러 명이 교육장에 상주하고 있어 주민들이 도우미와 1대1로 자기 수준에 맞는 컴퓨터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경기넷〓경기도민들에게 산업 생활 행정 정보를 제공하는 지역정보시스템. 도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E메일 ID를 부여, 가입자수가 5만7000명을 넘어섰다. 월평균 접속건수는 201만건. 경기넷을 통해 무역거래 알선과 산업기술정보 제공 등도 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홈페이지도 500여개 만들었다.

▽정보쓰레기 청소〓시간이 지나 쓸모가 없어진 데이터나 메뉴는 정보방을 어지럽혀 PC활용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그야말로 ‘쓰레기’.

인천시는 분기별로 ‘정보쓰레기 청소의 날’을 지정, 행정업무에 이용하는 시정 정보방을 깨끗이 비우고 있다. 공해배출업소 메뉴 가운데 업소 자체가 문을 닫았을 경우 쓰레기 청소의 날에 업소 이름을 아예 삭제해버리는 식이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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