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비둘기가 목숨구해준 119대원들에「報恩인사」

  • 입력 1999년 6월 29일 19시 30분


「비둘기와 소방대원들의 우정.」

주택가 전신주에 거꾸로 매달린 채 죽어가던 비둘기 한마리가 119구조대원들에 의해 목숨을 건진 뒤 하루도 빠짐없이 ‘생명의 은인’을 찾아와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구로소방서 소속 119구조대(대장 민원석·閔元錫)의 6명의 대원들은 24일 오전 10시경 서울 구로구 독산동 주택가에 있는 전신주 위에 비둘기 한마리가 거꾸로 매달려 있다는 주민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15m 높이의 전신주 위에서 회색빛 깃털의 비둘기가 발목에 감겨져 있던 연줄이 전선과 엉키면서 날아가지 못한 채 거꾸로 매달려 날개만 푸덕거리고 있었다.

대원들은 전신주 옆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준비해간 2m 길이의 절연봉끝에 커트칼을 달아 전선과 엉켜있던 연줄을 끊어 비둘기를 구조해냈다. 이어 사무실로 데려와 모이를 주고 정성껏 치료를 해주었다.

비둘기는 이날 오후 기운을 차린 후 어디론가 날아갔다. 그런데 그 다음날 오전 구조대 건물 옥상에 다시 찾아왔던 것.대원들은 ‘우연이려니…’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비둘기는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날아와 주위를 거닐며 경계를 풀고 모이를 받아먹기도 했다.

민대장은 “비둘기를 구한 적은 수차례 있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이유는 모르겠지만 한낱 미물인 비둘기도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을 잊지못해 찾아오는 것같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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