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류 閔씨 어떤 대우받았나]협박-회유 정신적 고통

  • 입력 1999년 6월 29일 19시 30분


민영미(閔泳美)씨는 북한 억류 6일간 신체적인 고문은 당하지 않았으나 집요한 협박과 회유로 인해 실신할 정도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북한 조사원들은 20일 민씨를 컨테이너에 억류한 뒤 “솔직히 말하지 않으면 3년이고 10년이고 맛을 봐야 한다”고 협박하며 서류뭉치로 책상을 치는 등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 이 때문에 민씨는 두 차례나 정신을 잃고 쓰러지기도 했다는 것.

이들은 22일 민씨 신병을 인근 ‘금강산여관’으로 옮긴 뒤에도 “애기 아빠와 아들이 보고싶지 않으냐”며 ‘귀순공작’ 사실을 시인하라고 회유와 협박을 반복했다.

북한측은 컨테이너에서는 민씨에게 쌀밥과 사과 음료수 등을 제공했으나 민씨는 음료수만 마셨다.

‘금강산여관’에서는 매끼 쌀밥과 생선튀김 계란찜 생오이 김치 고추장 등이 민씨에게 제공됐다. 북한측은 22일에는 민씨가 인근 온천에 다녀올 수 있도록 했다.

민씨가 억류된 객실은 7∼8평 크기에 침대 2개, 의자 4개, 냉장고 TV 등이 비치돼 있었다.

객실 복도에서는 남자 1명과 여자 2명이 교대로 민씨를 감시했으며 이들은 민씨를 ‘민영미씨’ ‘영미씨’ ‘동무’ ‘아줌마’ 등으로 번갈아 호칭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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